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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法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默居慧德 2020. 1. 6. 07:19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일을 맞닥뜨린
상황 앞에 서면 누구라도
어두운 밤길에 등불 없이 길을 걷는 것과 같이
막막하고 두려움마저 들것이다.

이럴 때 
어둠을 밝혀줄 횃불이 필요하듯이
성인의 말씀을 등불 삼아 의미롭고
지혜로이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것이다.

세상은 날로 각박하게 혼돈 속으로 치닫고 있다. 
물질문명이 발전함에 비례하여
인간 본연의 심성을 잃고 황폐해진 우리는 
물질의 노예가 된 지 오래이며
그 힘겨운 고통에 허덕이며 살아가야 하는 
노예의 사슬에서 벗어나
맑고 참다운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인간 된 의미가 아닐까?

그렇지 않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방울방울 떨어지는 
꿀맛에 젖어 본연의 심성을 잃은 체 
고통과 행복이 반복되는 힘든 삶을 살다가 간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둠을 헤쳐나가기 위해 불자가 된 것이라면
부처와 조사와 선지식들의 가르침을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고 따라서 
열심히 정진해야 한다.

경전과 어록과 계율을 읽고 
대발심과 대용 맹심을 갖추어 화두를 들고 앉아 
정진을 하다가 막히는 부분은 
언제든 선지식을 참례하여 점검을 받아가면서
중단 없이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하나,
닦음은 없이 그저,
경전에 머물고, 
계율에 머문다면
그 사람은 백 년을 닦아도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

경전과 계율을 완전하게 독파하고 지킨다 해서 
결코,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

경전과 계율은,
어둠을 헤치고 목적지로 가는 길에 
가로막힌 강을 건너갈 때 
잠시 필요한 나룻배일 뿐이며,
또,
어두운 밤길을 밝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주유소에 잠깐 멈춰 기름을 충전하는 것과 같다.
충전이 끝나면 주유소를 떠나
목적지를 향해 다시 길을 떠나야지
주유소에 머물러 있을 순 없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횃불이란,
목적의 달성을 위한 수단이 되어야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면 
횃불로 인해 밝아진 주변을 보려 하지는 않고 
횃불만 보는 꼴이 되어 
오히려 실상을 보는데 장애가 된다. 
다시 말해,
현실과 종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맹신이 된다는 뜻이다.

종교란?...
관념이란 모래 속에 묻혀버린 세상의 모든 실상을 
본래 있던 청정한 모습으로 파헤쳐 
잃어버린 내 본래면목을 되찾음이요 
세상 이치의 깨달음이다.

어디에도 걸림 없는 
대자유를 얻기 위한 성불 일진대
계율에 경전에 얽매인다면
이것 또한 불죠의 가르침에 모순이 되리라.

석가가 숫타니파타에서 말씀하셨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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